우리나라의 매화의 종류가 170종이나 된다니...매화도 다 같은 매화가 아니다,
"한국매화연구원"의 매화족보에 의하면,"한국의 4대 매화"는 "강릉의 오죽헌 율곡매, 선암사의 선암매, 화엄사의 홍매, 백양사의 고불매"를 꼽는다고 한다, 새벽이 열리는 시간에 은은한 빛을 받아 빛나는 화엄사 홍매를 보려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절에 갔지만
좋은 촬영 포인트는 이미 먼저 온 사진가들에 의해 남겨져 있지 않았다
절 뒤의 비탈진 동백숲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몸을 겨우 겨우 버티며 찍었다 <2018.4.2.구례>
이제 절정을 막 지나가는 화엄사 홍매는 그 붉은색깔이 너무 진해서 흑매라고 부른다
새벽에 절 마당을 깨끗히 비질하는 스님의 모습이 매화와 잘 어울린다.한 달이 거의 다 지난 이제사 화엄사 흑매의 사진을 꺼내 보며...
매화가 너무 붉어서인지, 가는 세월이 아쉬워선지 모르지만 어쩐지 슬프다
화엄사 흑매를 처음 본 것은 2009년에 우연히 가족여행 중 이었다
새벽에 절에 들었다가 마침 만개한 홍매를 사진 찍었었고, 집에 돌아와 어떤 명사의 글을 읽다가 그 매화가 유명한 매화인 줄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그 글을 쓴 분은 한국 최고의 매화 단 한 그루를 꼽는다면, 화엄사 각황전 홍매라고 하였다.진홍의 홑꽃 매화가 정말 매력적이다
개화기에 딱 맞춰 보러 온다는 것도 쉽지 않고 서울에서 또 멀기는 얼마나 먼가?
그 것도 한낮이나 오후에 보면 감동이 덜하다,
2016년 4월에 사진가 친구와 오후에 들어가 매화를 보니,높은 각황전의 그림자에 가린 매화는 빛을 잃고 있었다
그래서 구례역 앞 여관에서 자고 동트는 새벽에 본 홍매는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그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는데...
2017년 봄에도 때 맞춰 보러 가기로 약속을 했던 그 친구는 그후로 다시 사진을 찍지 않는다
갑자기 연락을 끊고 두분불출하던 친구를 반년이나 지나서 만났더니
아팠다고도 하고,누나와 동생이 하늘로 가셨다고도 하고,사진 안 찍냐고 물으니...답은 안하고 그냥 빙그레 웃기만 했다
사랑하는 이들의 아픔과 죽음 앞에 남은자는 어찌 아프지 않겠는가?
사진이란 게 무슨 "허깨비 놀음" 같지 아니하겠나?그래 맞다, 허깨비 놀음 같은 사진, 이제 나도 놓을 날이 멀지 않았다
수령 300~400년, 높이 9m 정도인 화엄사 홍매화는 각황전 옆 장륙전이 있던 자리에 각황전을 중건(조선 숙종 때)하고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계파선사(桂波禪師)가 홍매화를 심었다고 전한다.그래서 이 나무를 장륙화(丈六花)라고도 하며, 흑매화(黑梅花)라고 부르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