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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칠면초

by 에디* 2018. 7. 18.

 

칠면초                 오미숙

    

와온 해변에 서 있다

한 때 우리는 바닷가의

널부러진 수초더미 같았다

멋대로 말하고 등을 돌려 버렸다

불안에 떨던 전화기

고성이 오가던 공간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칠게처럼 거품을 물고

짱둥어처럼 팔딱 팔딱 뛰는

갯벌에 칠면초 붉다

붉다가 푸르르 지고

푸르다가 노랗고

노랗다가 붉어지는 우리는

가까스로 그곳에서 벗어났다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길을 걸어간다

어느새 그림자 따라 걷는다

<사진   칠면초 2018.7.7. 석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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