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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민들레

by 에디* 2018. 7. 18.

 

민들레                      오미숙

 

칠곡에서 한 아이가 죽었다

그 죽음이 보도 되던 날

민들레는 노랗게 피었다

 

쓰레기를 먹어야만 했고

세탁기에 돌려져야 했고

벌거벗은 채 베란다에 서 있어야 했다

말 안 듣는다는 이유로 청량고추를 먹었고

목이 졸려 숨이 막혔었다

아이는 끝내 숨을 거두었다

오줌발을 막은 독한 그녀

 

노란 민들레는 한생이 끝나 다음 생을 위해

꽃잎을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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