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깊은 골에 위치한 월정사 뒤로 매우 먼 선재길이 있는데...
걸어 보았냐고? 아주 쪼끔만 걸어 보았다,
상원사 가는 길 옆으로 몇키로미터가 뻗어 있는데, 걸어서 왕복하려면 아마도 일박 해야 될 듯 하다
짧은 시간을 쪼개서 월정사와 상원사를 돌아보는 처지라 선재길은 맛만 볼 수밖에 없었다
지혜와 깨달음이란 목적을 가지고 나아가는 이가 화엄경의 선재동자라고 한다,
또한 선재는 착한사람이란 말도 된다, 그러므로 선재길을 걷는 것은 세상사의 고뇌와 시름을 풀어버리고,
새로운 행복으로 나아가는 것과 서로에게 착한사람으로 기억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는데...
그렇다면 언젠가 맘 먹고 한번 다 걸어보고 싶다
선재길 초입에서 만난 시원한 계곡...멀리멀리 태백이나 삼척까지 이끼계곡을 찾아 갈 것도 없네
바위에 파랗게 자란 이끼들이 싱싱하고 계류가 너무도 시원하다
삼각대도 없고 필타도 없이 어떻게 저속촬영을 하지...?
궁즉통이라 했던가? 없으면 없는대로 찍어야지...
적당한 돌무더기에 카메라를 올려 놓고,조리개를 최대로 조이고,iso를 최저감도로 찍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재주는 더 이상 없다, 아마도 직업 사진가 내 친구같았으면 이렇게는 안 찍었을 거다
평소에도 렌즈앞에 스타킹이나 모기장,종이 혹은 비닐류를 대고 찍는 친구니까
대체 너무 선명하고 맑은 사진은 맨순맨숭하고 분위기가 없다는 걸 깨닫게 해 준 친구다
많이 아쉽지만...그런대로 계곡의 시원함은 담았다 <2018.7.4.오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