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메꽃 김종태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너는
따뜻한 남쪽하늘 아래에 산다
한줌의 가녀린 몸을 옹크리고
가쁜 숨 죽이고 산다
겉으로만 싱거운 너는
쫍쪼름하니 바닷바람 부는 곳
모래알을 움켜쥐거나 바위틈에 산다
비바람 땡뼡 마다 않고
외딴 곳에 산다
아무도 바라보지 않고
누구도 돌보지 않을 때면
너는 저 혼자 신이 나서
바위틈을 누비며 온통 시퍼런 꿈을 펼친다
어디에 사는지 언제 올지 모르는
그리운 그 사람 생각이 날 때마다
연분홍 고운 그리움을 살며시 드러낸다
누구에게 들킬세라 하루만 품어보는 그리움이다
또 그렇게 석달을 그리워할 뿐이다
사진 갯메꽃 2019.5.19.선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