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 송수권
물 위에서 새가 걸어나왔다
처음엔 물오리인 줄 알았다
물오리란 이름이 없을 때 별들이 총총
빛나는 밤에 아직 별이란 이름도 없을 때
하늘에선 이상한 바람소리가 났다
그 새는 마야의 신보다 더 오래되었고
바닷가에선 한 소년이 기다리고 서 있었다.
허리엔 어머니가 준 화살통을 차고 있었고
화살통엔 세개의 화살이 들어 있었다
그는 세 번째의 화살을 날려 보냈다
새의 심장을 향해
새는 모래밭까지 걸어나와
뜨거운 피를 쏟았다
소년이 수장한 새의 무덤
심장보다 붉은 꽃이 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