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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해당화

by 에디* 2019. 7. 25.

해당화                          송수권

 

물 위에서 새가 걸어나왔다

처음엔 물오리인 줄 알았다

물오리란 이름이 없을 때 별들이 총총

빛나는 밤에 아직 별이란 이름도 없을 때

하늘에선 이상한 바람소리가 났다

 

그 새는 마야의 신보다 더 오래되었고

바닷가에선 한 소년이 기다리고 서 있었다.

허리엔 어머니가 준 화살통을 차고 있었고

 

화살통엔 세개의 화살이 들어 있었다

그는 세 번째의 화살을 날려 보냈다

새의 심장을 향해

 

새는 모래밭까지 걸어나와

뜨거운 피를 쏟았다

 

소년이 수장한 새의 무덤

심장보다 붉은 꽃이 피어났다.

 

해당화 2019.5.19. 선재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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