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의 바람꽃
꿩 잡으러 산에 간 날은 차츰 흐려져서 비가 올 예정이라는 예보가 있던 날이었습니다.
이 새하얀 꿩은...무척 까다로워서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화사한 날이 아니면 꼭 다물어 버립니다
오후에 잠간 해가 들었을 때, 반쯤 피어난 꿩의 바람꽃들이 어찌나 새하얗고 상큼하던지 ...! <2010.3.30.남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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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의 바위 그늘에 핀 꿩의 바람꽃...청순해 보이는 하얀색이 눈 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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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의 왼편 바위근처 흐려진 꽃을 크로즈 업 해 보았습니다, 하얀 수술이 매우 많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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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뒤쪽에서 본 모습...여러장의 저 흰 꽃잎은 실은 꽃잎이 아니고 꽃받침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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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명이 (Anemone raddeana)에서 보 듯...바람꽃들은 미나리아재비과 아네모네 속에 속하는 식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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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명 Anemone는 아네모네의 희랍명으로 '바람의 딸'이라는 뜻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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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너무 희기 때문에, 꽃에 노출을 맞추면 배경은 새까맣게 되어 버립니다, 배경이 좀 보이는게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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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 20년 전에 유안진님의 장편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를 보고, 바람꽃은 실존하는 꽃이 아니고
추상적으로 형상화 된 꽃인줄 알았습니다, 근래 야생화를 찍으면서 매력적인 실제 꽃이란 걸 알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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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는 대단히 어려운 꽃이고, 우리나라에도 아네모네 속의 식물이 10여종 자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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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니 가는 외줄기 꽃대에는 솜털이 보송보송...맑은 날 활짝 핀 모습 한번 더 보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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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를땐 아쉽게도 계속 이런 모습만 보았습니다...그러나 꽃 몽오리마져도 예쁜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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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추워~!" 꽃샘 추위에 기를 못 펴고... 얼굴에 햇살을 가득 비추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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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의 바람꽃 마을...활짝 다 피었을 때는 얼마나 화사할까요~? 시간 많은 분들은 바람꽃에 전해오는 신화 하나 읽어 보세요,
바람꽃의 꽃말은 "덧없는 사랑""금지된 사랑""사랑의 괴로움"이라는데...이 꽃말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합니다.
꽃의여신 플로라에게는 아름다운 시녀 아네모네가 있었는데,남편 바람의 신 제프로스와 아네모네가 그만 사랑에 빠졌답니다.그러니, 시녀가 예쁘면 머리아픈 일이 생기는 거죠.이를 알게된 플로라는 질투심에 겨워 아네모네를 꽃으로 만들어 버렸고, 슬픔에 빠진 제프로스는 해마다 봄이 오면 따뜻한 바람을 불어 아네모네가 화사하게 꽃 피우도록 도왔답니다.
아네모네의 별칭이 "바람꽃"이 된 이유도 그 때문이고, 꽃말도 제프로스의 슬픔에서 비롯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