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여성봉에서
전국 도처에 남근석과 여근석은 많지만 峰자가 붙은 女性峰은 그리 흔치 않다 북한산 다른 봉우리를 가자고 했으나 동행 친구가 궂이 여성봉에 가기를 고집 했다 송추입구에서 출발 여성봉->오봉->관음암->도봉산역으로 하산하는 이 코스는 여러차례 다닌 길이지만 갈 때마다 새롭기만 하다사진 친구 둘과 함께 하는 이 길은 산행인지, 사진 촬영을 위한 출사인지 구분이 안 된다. 거의 반반의 비중이라 해야겠다 <2010.5.27>
오봉을 먼 배경으로 두고 질펀하게 누워 있는 여성봉은 언제 보아도 웬지 안스럽다. 우회로도 없이 하필이면 저 은밀한 곳이 길이 되어, 오르는 사람마다 어쩔 수 없이 짖밟고 오를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니...딱하기만 하다산악인들이나 여성계에서 문제 제기를 하면 지나친 일일까?
그래~ 맞아~! 신의 예술품이다...어떤 조각가가 이렇게 조각 할 수 있겠는가...?
저곳을 짖밟고 가게 하는 것은 신을 모독하는 일이라 하면 지나친가?
꼭 우회해서 오를 수 있는 길을 만들려면 못 만들 것도 없을 터인데...
사진 찍는 모습을 또 찍혔다. 어~? 은밀한 부분에 풀 한포기가...?
가파른 바위봉을 단숨에 올라 저 메마른 소나무 가지를 붙잡는 손길이 야속하다
이런 각도에서 잡으니 너무나 적나라하다, 그러나 아름답지 아니한가?
여성봉의 편편한 바위에서 오봉을 배경으로 멀리 인수봉을 바라본다
여성봉 정상바위 뒷편에는 이렇게 넓고 편편한 바위가 있어서 쉬기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