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과 詩 한 편

도라지꽃 / 이해인

by 에디* 2010. 8. 6.

 

도라지꽃                   이해인

 

엷게 받쳐 입은 보라빛 고운 적삼
찬 이슬 머금은 수줍은 몸짓
사랑의 순한 눈길 안으로 모아
가만히 떠 올린 동그란 미소.

눈물 고여오는 세월일지라도
너처럼 유순히 기도하며 살고 싶다.
어느 먼 나라에서 기별도 없이 왔니.
내 무덤가에 언젠가 피어 잔잔한 송가를 바쳐 주겠니.
 

 

 

강원도 삼척의 동막리라는 산골 마을을 지나던 길가에 도라지밭이 있었다.
피고 지고 또 피어나고...이렇게 고운 꽃을 피워 낸 후,도라지는 인간에게 유용한 식품이 되도록 뿌리를 내어준다,

사랑의 마음으로 자세히 들여다 보니... 그 꽃이 보통 예쁜 게 아니다
그래서,삼척에 사는 친구가 도라지꽃을 보여 주려고...멀리서 초대를 해 주었구나
도라지 꽃도 강원도 산이 역시 더 청초해 보이는 게 아닌지....?

 

이 세상은 너 혼자가 아니야...! 그래서 네 뒤의 무수히 피어난 꽃들을 흐리게 보여주려 했지...

 

백도라지...너는 너무나 희고 순결해...그만 눈이 부셔서 다른 꽃들은 보이지 않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