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가리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 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안도현의 시 "무식한 놈" 에서>
들꽃의 이름중에는 이런 순 우리말 이름이 많아서 참 좋다.
사실 박주가리라는 풀꽃은 귀하고 아주 보기 힘든 식물인 줄만 알았다.어쩌다가 늦가을에 씨앗이 다 날아가 버려
빈 껍질 뿐인 박주가리 열매를 한두번 보았을 뿐이었다.그러나 그것은 나의 무관심 때문이었지 우리 주변에
이렇게 많이 자라고 있을 줄을 나는 여태 모르고 살았다. 올림픽 공원에서 성내천 산책로를 따라
귀가 하는 길에서 수없이 이 꽃과 마주쳤다 <2010.8.27.>
연한 자주색 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솜털이 뽀송뽀송...귀엽기만 하다.
나는 이꽃을 처음 보았을리는 없을 터이고 아마도 그냥 무심하게 지나치고 말았을 것이다.
그렇구나~! 무심히 지나치면 아무 것도 아니고 사랑의 눈으로 들여다 보면 새로운 의미로 태어나는게 들꽃이지...
호~ 저 솜털 꽃이 지고 나면, 이렇게 크고 울퉁불퉁한 열매를 맺는구나...!
나 실은 박주가리 열매를 처음 보았다
유난히 눈에 띄는 색도 아니고,그나마 땅을 기거나 덩굴속에 숨어서 피는 꽃이니 누가 알아나 줄까?
박주가리의 잎이나 줄기를 자르면 하얀 즙이 나온다 이즙은 작은 곤충들에게는 위험한 독성물질이어서 이 즙으로
자신을 보호한다.그러나 제주왕나비 애벌레에게는 이 독이 전혀 해가 없으며 오히려 이독을 모아서 자신을 천적으로 부터
보호 한다고 한다,곤충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되지만 사람에게는 유용한 약용식물로 쓰인다
꽃말도 있네, " 먼 여행"....아주 멋진 꽃말을 가지고 있는데, 아마도 솜털이 달린 씨앗이 바람에 날려 멀리멀리
여행을 떠나는 데서 연유한 꽃말이겠다
꽃에 비해 매우 크고 실한 열매들이 많이 열렸다
열매속에는 날개가 달린 씨앗이 가득한데 익으면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날아가서 박주가리의 후손들이 태어나게 된다.
예전에는 박주가리 어린잎을 나물로 먹고 열매속의 씨앗에 붙은 털은 솜 대용으로 쓰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