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의 담쟁이
담쟁이 하면 연세대의 담쟁이가 떠 오르지만, 산성의 담쟁이 만큼은 붉지 않다.아무래도 호란 당시 임금이 피난와서
40일 가까이 항쟁을 지휘하다가 항복했던, 피맺힌 한이 서려 있어서이지 않을까? 하고 혼자 생각...<2010.10.19>
성벽을 몰래 기어 올라와서...성안을 기웃대는 불법 침입자들...?
아니면,그 옛날 성 쌓다 죽은 혼이 고향에 두고온 처자를 그리워 하는 마음이 서려 저리 기웃대나?
앗~! 들켰네...! 살려 주세요.....
아니다, 너는 죽기엔 너무 어린 소년병이구나, 부디 살아 돌아 가거라~!
저는요...성안에 있는 지아비가 그리워 찾아왔어요, 한 번만이라도 보게 해 주세요
아...얼마나 그리우면 기다리다가 목이 저리 길어 졌나...?
남한 산성에 오시거든...부디 수어장대 앞에 보존된 "無忘樓"현판도 보고 가세요
수어장대 2층 루에 걸려 있던 것으로 호란당시 인조임금의 그 치욕과 슬픔을 잊지말자는 뜻에서
후대 영조임금이 지어 걸었던 현판이라는 안내문을 읽으면 누구나 가슴이 찡~해집니다
비탈진 산길을 기어 오르는 어린병사처럼 나무도 잘 타고 오르죠
험하고 위험한 바위도 물론 잘 타고 넘고요...
담쟁이보다도 더 붉은 단풍나무가 배경이 되어 받쳐 주네요
인수봉을 기어 오르는 산악인처럼...성벽이 거기 있어서 기어 오르지요
성의 옥개석 위까지 침입한 담쟁이 덩굴을 크로즈 업하고...멀리 뒤로 서문을 찍고 싶었지만,
광각렌즈가 아니라 마음대로 안된다, 때마침 까치까지 날아 들었는데....
성안의 소나무를 타고 오르는 담쟁이는 성밖의 동정을 살피는 파수꾼
오~ 붉다, 정말 빨갛다, 가을의 산성 담쟁이잎...
죽어 넘어진 고목의 푸른 이끼 사이에서 담쟁이는 더욱 붉고...
그런데 이 담쟁이 잎은 다른 잎과 조금 다르네, 다른 것은 하나의 둥근 잎인데 비해 3잎으로 나누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