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축제 오희정
여한 없이 핀 가지마다
눈이 즐겁고
반쯤 벙글어
손을 꼽게 하는 나무도 있구나
한두 송이 피우다
이내, 지우는 나무 아래 섰다
내 생은
어느 나무로 피고 있는가?
오래된 벚나무 고목의 줄기는 유난히 검은색입니다, 그야말로 흑과 백의 어울림이 흐드러졌습니다
약속이라도 한 듯... 해마다 사월이면 이 산 허리를 눈부시게 장식합니다 <2011.4.20. 서대문 鞍山>
오, 내 인생의 나무는 어느 나무로 꽃 피우고 있는가?
이 꽃처럼 화사하게 꽃 피우지는 못했으나, 나름대로 보람있는 작은 꽃이라도 피웠을까?
3일이면 꽃비로 스러지는 벚꽃이 일깨워 준다, 큰꽃이고 작은 꽃이고 다 부질없노라...
길거리의 벚나무와는 어딘지 다릅니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산허리이고 나무의 키가 무척 크며 줄기 색갈이 유난히 검어서
더 신선하게 다가옵니다,수령이 무척 오래 된 듯...
조금 멀리 떨어진 언덕에서 바라봅니다, 안산에는 아래와 위에 2개의 벚꽃길이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모르나, 벚꽃은 실제로 보는 것보다 늘 사진이 더 못합니다, 실제로는 보잘 것 없는 작은 야생화를 아름답게 표현해 내는 것과는
반대라고나 할까요? 눈부시게 피어난 집단적 아름다움을 한장의 사진으로 표현 한다는 게 애초에 불가능한지도 모릅니다
노인을 모시고 나온 딸이나 며느리의 모습은 또 얼마나 좋아 보이는지...! 이 나무는 아마도 매화일 것 같습니다,
매화는 꽃자루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가지에 붙어서 피지만,벚꽃은 꽃자루가 길어서 구별 됩니다
이곳에는 이런 계단식 문화공간이 2군데나 있습니다, 오늘도 국악 공연이 흥겹게 열리고 있었지요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삼삼 오오 꽃 그늘에
앉아 있는 뒷모습이 어쩐지 정답고, 보기 좋은데...짝이 없어 그런지 아주 조금은 애잔한 느낌이고 그렇습니다
축제가 끝난 평일이어서인지 구경나온 사람들도 그리많지 않고...제가 사랑하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