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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벚꽃축제

by 에디* 2011. 4. 22.

 

벚꽃 축제                      오희정


여한 없이 핀 가지마다
눈이 즐겁고

반쯤 벙글어
손을 꼽게 하는 나무도 있구나

한두 송이 피우다
이내, 지우는 나무 아래 섰다

내 생은
어느 나무로 피고 있는가?

 

 

오래된 벚나무 고목의 줄기는 유난히 검은색입니다, 그야말로 흑과 백의 어울림이 흐드러졌습니다

약속이라도 한 듯... 해마다 사월이면 이 산 허리를 눈부시게 장식합니다 <2011.4.20. 서대문 鞍山>

 

 

오, 내 인생의 나무는 어느 나무로 꽃 피우고 있는가?

이 꽃처럼 화사하게 꽃 피우지는 못했으나, 나름대로 보람있는 작은 꽃이라도 피웠을까?

3일이면 꽃비로 스러지는 벚꽃이 일깨워 준다, 큰꽃이고 작은 꽃이고 다 부질없노라...

 

 

길거리의 벚나무와는 어딘지 다릅니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산허리이고 나무의 키가 무척 크며 줄기 색갈이 유난히 검어서

더 신선하게 다가옵니다,수령이 무척 오래 된 듯...

 

 

조금 멀리 떨어진 언덕에서 바라봅니다, 안산에는 아래와 위에 2개의 벚꽃길이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모르나, 벚꽃은 실제로 보는 것보다 늘 사진이 더 못합니다, 실제로는 보잘 것 없는 작은 야생화를 아름답게 표현해 내는 것과는

반대라고나 할까요?  눈부시게 피어난 집단적 아름다움을 한장의 사진으로 표현 한다는 게 애초에 불가능한지도 모릅니다

 

 

노인을 모시고 나온 딸이나 며느리의 모습은 또 얼마나 좋아 보이는지...! 이 나무는 아마도 매화일 것 같습니다,

매화는 꽃자루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가지에 붙어서 피지만,벚꽃은 꽃자루가 길어서 구별 됩니다

 

 

이곳에는 이런 계단식 문화공간이 2군데나 있습니다, 오늘도 국악 공연이 흥겹게 열리고 있었지요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삼삼 오오 꽃 그늘에

앉아 있는 뒷모습이 어쩐지 정답고, 보기 좋은데...짝이 없어 그런지 아주 조금은 애잔한 느낌이고 그렇습니다 

 

축제가 끝난 평일이어서인지 구경나온 사람들도 그리많지 않고...제가 사랑하는 공간입니다

 

고목의 등걸에도 꽃눈을 틔워 화사한 꽃을 피워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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