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붓꽃
신배섭
산사(山寺)의 새벽
소리 없는 종소리는
여명(黎明)으로 예불을 드리고
정처 없이 떠돌다, 설봉산
영월암 마애석불 아래 앉아
푸른 하늘을 향해
눈부신 대궁을 세운다
풍경소리를 닮은
곧은 잎사귀는
내리치는 죽비 사이로
천축(天竺)같은 꽃을 피워내고
비가 오면 비를 안고
바람 불면 바람을 품고
장좌 불와(長坐不臥)로
이슬을 먹으며
깃발처럼 펄럭이고 있다
각시붓꽃
신배섭
산사(山寺)의 새벽
소리 없는 종소리는
여명(黎明)으로 예불을 드리고
정처 없이 떠돌다, 설봉산
영월암 마애석불 아래 앉아
푸른 하늘을 향해
눈부신 대궁을 세운다
풍경소리를 닮은
곧은 잎사귀는
내리치는 죽비 사이로
천축(天竺)같은 꽃을 피워내고
비가 오면 비를 안고
바람 불면 바람을 품고
장좌 불와(長坐不臥)로
이슬을 먹으며
깃발처럼 펄럭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