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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양지꽃

by 에디* 2011. 5. 5.

 

양지꽃                   하준

넌 꽃말이 뭐니?
물으면 안될 것 같다.

자세히 보면
이 꽃은
미성년자 관람불가,

'난 그런거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대답할 것 같다.

바람도 너무 낮게 불면
안될 것 같다.
'추워요. 너무 추워요'
웅크릴 것 같다.

 

 

봄이 오면 양지쪽에 제일 먼저 피어나는 노란 꽃...그래서 양지꽃이지,

어쩐지 찍고 싶지가 않고, 어쩌다가 찍어보면 사진이 잘 안되는 바로 그 꽃,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땅을 기며

가장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바로 그 꽃

 

찍기도 어렵고 사진이 잘 안되는 기피꽃이지만, 도저히 안 찍을 수 없도록  어여뿐 꽃들을 만나게 된 곳은 진달래 동산 부천 원미산이다

한 두송이를 잘 찍는 것은 무의미하지,
올망졸망 끈질기게 무더기로 피는 꽃이라 어느 한 송이만 예뻐 할 수는 없는 그런 꽃.

그 옛날, 어려웠던 시대의, 배고프고 얼굴이 노랗던 여자아이가 생각나는 꽃 < 2011.4.21, 원미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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