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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

서산 개심사

by 에디* 2012. 5. 7.

象王山  開心寺에 오시거들랑  절 이름처럼 마음을 활짝 열고  일주문을 들어 서세요,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보잘 것 없는 세상 지식을  내려 놓고, 마음을 열지 않고는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다는데... 일주문 앞에 세워놓은 차주인님이 밉습니다  개심사는 충남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에 있습니다 <2012.5.5.>

 

개심사로 가는 길...연등이 길게 걸려 있습니다, 개심사는 신라진덕여왕5년(651년), 또는 백제 의자왕 14년(654년)에 혜감국사가 개원사(開元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전해집니다.1000년이 넘은 고찰이고요, 고려 충정왕 2년(1350년) 중건하면서 이름을 개심사로 고쳤다 전합니다.

 

주차장에서 개심사까지는 약 15분 쯤 걸어야 하는데, 오래된 송림이 울창합니다

 

깨달음으로 가는 길... 잘 다듬어 놓은 계단길도 한참을 올라야 합니다, 역광으로 연등이 점등이라도 한 양 예쁘게 빛을  발하네요, 돌을 길게 다듬어 계단을 쌓은 石手의 솜씨도 보통이 아니려니와  이 계단을 하나 하나 오르며 마음을 열고 닦으며 절에 이르라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어두운 숲에서 연등하나를 바라 봅니다, 요즘은 대부분 등 안에 전등을 설치해서 밤에 등을 켜지요,  아직 등을 켜지 않은 낮이지만 어두운 숲에서 연등이 유난히 밝아 보입니다

 

개심사 앞에 섰습니다, 우뚝 솟은 종루 뒤로 象王山 開心寺 라고 크게 예서체 현판이 걸린 건물이 안양루입니다 이 현판 글씨는 해강 김규진님의 글씨라 하고, 안양루 옆의 해탈문을 들어서면 대웅보전에 이릅니다

 

개심사의 봄은 왕벚꽃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때 마침 왕벚꽃이 한창 절정이어서 화사하기 이를데가 없네요, 벚나무 아래 한 사진가의 배낭이 무척 무거워 보입니다

 

다가올 여름에 붉은 꽃으로 절간을 장식해 줄 배롱나무는 아직도 잠자고 있는 듯... 나목인 채 그대로입니다

 

유명한 개심사연못에 대해 그냥 지나칠 수야 없지요,지금은 볼 품 없는 못에 불과하지만, 꽃잎이 가득 떨어진 날이거나 단풍이 곱게 든 가을 날 이 연못의 반영은 아주 볼만합니다, 이 사각형의 인공 연못은 상왕산의 모습이 코끼리의 형국이라, 이 코끼리의 갈증을 풀어 주기위해 만든 못으로 전해 집니다, 연못 가운데 걸쳐진 통나무 다리를 건너 대나무 숲을 끼고 계단을 오르면안양루에 이릅니다

 

대웅보전과 안양루 사이 마당의 오래된 오층 석탑

 

안양루 앞마당에 설치되어 있는 연등들... 초파일이 머지 않았고 저마다 불심을 담아 연등을 밝히리...

 

잠들때도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 처럼 항상 깨어 있으라, 쉬지말고 닦고 정진하라...

 

개심사 대웅보전은 보물 제 143호로 조선 초기 건물입니다, 우리나라 사찰 건물들이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게 대부분이지만 개심사는 피해를 입지 않아서 조선 초기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대웅보전 왼편의 무량수각의 불사가 한창 진행중이어서 매우 어수선합니다,  건물의 골격이 들어나 있는데 목재의 굵기나 길이 등이 일정하지도 않고 잘 다듬어 지지 않은 것을 사용한 것이 눈에 뜨입니다, 이 뿐 아니라 신검당, 범종각,요사채 등도 휘어진 나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데 어쩌면 이것이 자연스러운 개심사의 멋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 어느 절에 이런 건물이 있을까요? 돌담위에 지붕을 얹은 형태인데 들여다 보니 농기구 등을 넣어두는 창고 같습니다, 허물어지는 돌담 위로 담쟁이들이 기어 오르고, 왕벚꽃이 흐드러진 풍경이  눈길을 끕니다

 

대웅전 뒤의 낡은  한 건물의 폐쇄 된 창문...누가 저기다가 숫가락을 하나 끼워 놓았을까요? ㅎㅎ

 

개심사 왕벚꽃이 유명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늦게 벚꽃이 핀다는 것입니다, 서울이 4월 중순에 피지만, 개심사에서는 4월 말이나 5월초에 벚꽃이 핍니다. 그러니 다른 곳에서 벚꽃이 다 진 다음에 개심사에서는 벚꽃을 볼 수가 있는 것이지요, 그 뿐 아니라 꽃의 크기도 매우 크고 그린색 빛이 도는 청벚꽃도 있습니다

 

부분 크로즈업을 해 봅니다, 정말 탑스럽지요? 스님들은 절에 피는 벚꽃을 ‘피안앵’(彼岸櫻)이라고 합니다. 벚꽃이 극락을 상징한다는 것이며, 그만큼 절과  벚꽃은 어울리는 꽃인 것 같습니다. 한 두그루 있는 게 아니고 대웅전 주변 일대가 모두 이 청벚꽃입니다.

 

개심사를 떠나며 뒤 돌아 본 범종각과 안양루... 아주 큰 절은 아니지만 개심사라는 절 이름처럼 마음이 편하고 끌리는 절입니다, 아름다운 송림 사이 계단길을 지나  속세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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