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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답사

용암사

by 에디* 2012. 5. 1.

옥천의 용암사(龍巖寺)는 제가 초등학생 때 소풍가던 고향의 오래 된 절입니다,

젊은 시절 잊고 살던 그 절이, 나이 들고  늙어 가면서 어쩐지 가 보고 싶어 지더라구요, 그래서 고향에 간 김에 잠시 시간을 내어

약 40년 만에  용암사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위 사진은  절 마당에서 내려다 본 옥천읍 삼청리 풍경입니다,

새벽에는 운해가 서리어 풍진 세상을 다 감추어 주고 올망졸망한 산 봉우리들만 보여주는 멋진 곳이지요 (2012.4.29.옥천)

 

사진 왼편 보이지 않는 곳에 종무소와 범종각이 있고 대웅전, 뒤로 천불전...

그 뒤로 매우 큰 바위가 보이는데 거기에 유명한 마애불이 새겨져 있습니다

 

아담한 대웅전의 모습...오르는 계단이 직선이 아니고 자연스럽게 휘어진 대로 만든 것이 눈길을 끕니다.

용암사는 신라 진흥왕 13년(552년)에 의신조사께서 창건한 것으로 전해 오는 절입니다,

초등학생 때 가을 소풍 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2시간은 걸어 왔을 먼 길 중간 쯤의 저수지는 지금도 있습니다,

좌대가 길게 배치 된 유료낚시터로 변모 했군요

 

화려한 단청의 범종각... 가파른 오솔길을 걸어 올라 왔던 계곡길은 자동차로 절마당까지 들어 갈 수 있도록 매끈한 포장도로로 변했습니다,

그 옛날 가을 소풍 길에서 보았던 오래된 돌배나무는 수를 다 했는지 보이질 않습니다

 

범종각 아래로 보이는 산 아래  풍경이 왜 이리 친근해 보일까요? 아마도 유년의 추억이 어린 고향이라서 겠지요,

은은한 범종소리가 파문을 그리며 아주 멀리까지 울려 퍼질 것 같습니다

 

대웅전 뒤 천불전 위의 마애불 앞에서 조망하는 풍경이 참 좋습니다, 하얗게 반짝이는 것들은 포도 재배용 비닐 하우스인데...

저렇게 포도밭에 비닐 하우스를 지어서 보통보다 매우 빨리 포도를 수확하지요, 서울에서도 옥천 포도는 많이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마애불을 보신 적이 있는지요? 자연 암벽에 높이 3m 크기로 돋을 새김한 마애불 입상입니다,

마애불을 새긴 곳의 붉은 바위색이 참 아름답고 인상적입니다

 

자료를 보니,발을 좌우로 벌려 연꽃 대좌 위에 서 있는 불상은 신라 말과 고려 초기 마애불에 유행하던 형식이라 합니다,

가늘고 긴 눈,작은 입,도드라진 코,등이 묘사 된 얼굴은 미소를 띄고 있지만 형식적입니다, 또한 넓은 어깨, 늘씬한 하체,붙인 듯 한 팔,

규칙적인 옷주름,좌우로 힘 없이 표현된 옷자락, 등도 그러한 형식적인 특징이랍니다

세련된 신라 조각에서 점차 형식적으로 변해가던 시대의 작품으로 추정 된다는 것이며,

신라 마지막 태자 마의태자가 조성했다는 전설이 전해오기도 합니다

 

산 아래 세상의 제비꽃 보다  어쩐지 자주색이 고와 보이는 꽃 위로 아주 작은 불상이 하나 있는데, 누군가 동전을  붙여 놓았네요, 마애불 아래 바위벽에도 여러개의 동전이 붙어 있습니다,이왕에 동전을 붙여 기원을 할려거든 오백원 짜리라도 붙일 것이지... 귀한 십원짜리를 붙일까요? ㅎㅎ...

 

마애불 앞에서 다시 보는 산 아래 풍경... 가파른 산 위에 절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나, 이 절에는 일주문도 천왕문도 금강문도 없습니다, 이 다음에 절의 재정이 넉넉해 지면 산을 깎아 문들이 세워 질른지는 모르나, 나그네는  그런 겹겹의 통과문이 없다는 게 전혀 서운하지 않습니다

 

대웅전과 요사채 뒤로 변함없이 서 있는 쌍삼층석탑이 너무도 반갑습니다

 

고려시대에 세워 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용암사 쌍삼층석탑은 "보물 1388호" 입니다

절 동쪽의 탑봉 자연암반 위에 2중의 기단을 조성하고  탑 몸돌 부분을 올렸으며,상륜부는 노반과 복발,보주 등이 한 돌로 조성 되어 있습니다

두 탑의 모양은 유사하나, 동탑의 높이가 430cm이고, 서탑의 높이는 413cm로 야간의 차이를 보입니다

 

쌍삼층석탑 사이로 보이는 천년고찰 용암사...40년만에 와 보니, 지나간 세월이 덧 없고,

그 때 소년이었던  나그네는 이제 노인이 되어 돌아와 탑 앞에 섰습니다, 아직도 백팔 번뇌는 끝이 없고, 삶의 의미를 깨닫기는  멀고도 아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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