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그대처럼 <원경>
당신이 죽고나면
산도,나무도,그대도,이웃도,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대는 말했지요
그래요
나 역시도 그리되겠지요
사람이란 본디
작은 자연의 일부에 지나지 않거늘
하늘 같은, 땅 같은 마음으로
크게만 살다가
스러질 땐 한 자락 촛불마냥
힘없이 가는 거지요
그러나
이러한 슬픈 회의도
삶에 대한 애착일 뿐이지요
삶도 내가 맞이하는 삶이듯이
죽음 또한 내가 맞이해야 할
또 다른 삶이지요
당신이 죽은 뒤에
산도,나무도,그대도,이웃도,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마세요
그들 또한 스스로의 삶의 몫을 사니까요
나처럼 그대처럼!
연이 무성하게 자라고 핀 절간에서 가사와 장삼의 스님들 대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붉은 승복이 하나의 꽃처럼 보이고,
나의 존재와 삶과 죽음에 대하서 잠시 생각해 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