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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나처럼 그대처럼

by 에디* 2012. 7. 16.

나처럼,그대처럼                             <원경>

 

당신이 죽고나면

산도,나무도,그대도,이웃도,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대는 말했지요

 

그래요

나 역시도 그리되겠지요

 

 

사람이란 본디

작은 자연의 일부에 지나지 않거늘

하늘 같은, 땅 같은 마음으로

크게만 살다가

스러질 땐 한 자락 촛불마냥

힘없이 가는 거지요

 

그러나

이러한 슬픈 회의도

삶에 대한 애착일 뿐이지요

 

 

삶도 내가 맞이하는 삶이듯이

죽음 또한 내가 맞이해야 할

또 다른 삶이지요

 

당신이 죽은 뒤에

산도,나무도,그대도,이웃도,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마세요

그들 또한 스스로의 삶의 몫을 사니까요

 

나처럼 그대처럼!

 

 

연이 무성하게 자라고 핀 절간에서  가사와 장삼의 스님들 대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붉은 승복이 하나의 꽃처럼 보이고, 

나의 존재와 삶과 죽음에 대하서 잠시 생각해 보게 합니다

 

<사진 : 대화, 2012.7.14. 봉원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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