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공원 몽촌토성 안쪽에 해마다 피는 억새꽃
올 해도 하얗게 피었다,이렇게 해마다 씨앗을 바람에 날려 보내지만
부근에 또다른 억새밭이 생기지 않는 것을 보면,아무리 억센 억새라 해도
자손을 후대에 전하는 일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닌 모양 <2012.10.23>
이 억새 아래는 돼지감자밭 이었고,이 날 공원에서는 돼지감자를 캐는 날이었다
수확하고 난 밭에는 작은 팻말이 남겨졌는데, "여기는 돼지감자 밭입니다 수확해도 됩니다"
아마도... 돼지감자를 캐고 난 밭에서 이삭줍기를 해도 좋다는 뜻을 그리 표현한 모양입니다만,
돼지감자는 인간들이 먹지 않는 감자인데...이삭줍기 할 사람이 있을까?
어렸을 적의 기억으로...자연생 돼지감자가 멋대로 자라서 노란 꽃을 피우는 어느집 울타리가 있었는데,
50년대 戰後의 배고픈 소년들이 그 걸 캐 먹는 걸 본 적이 있다,
아마도, 돼지감자는 충분히 식용이나 가공이 가능한 식물이 아닐까?
하얗게 빛나는 억새꽃 한줄기는... 제갈량의 白羽扇 (하얀 깃 부채) 같기도 하고, 먹물을 듬뿍 찍으면 학식 높은 선비가
일필휘지 해도 좋을 붓 한 자루가 될 듯도 하고, 어머니가 안방을 쓸던 고운 빗자루 같기도 하고....
짧은 늦가을 해는 어느새 억새의 키보다도 낮게 내려가 있다
아아~~ 너도 가고...나도 가야지....
한낮이 지나고 밤이 오듯이...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고, 봄도 가까이 오지...
<사진 올팍 억새 2012.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