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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by 에디* 2012. 11. 29.

못                                   정재호

 

철없이 벽에도,남의 가슴에도

숱한 못을 박아 놓았다

 

보모님,형제,친구,제자,아내,자식들 가슴에

알게 모르게 박아 놓은 못

죽기 전에 내 손으로 그것을 뽑아 버려야 할텐데

 

부모님은 이미 먼 길 떠나셨고

아내는 병이 들었고

형제는 절반이 이승을 떠났고

자식들은 다 커 버렸다

 

지금도 그대들 가슴속 어딘가 박혀 있을 못을

무엇으로 뽑아내나

 

뉘우침이 못이 되어

내 가슴 깊이 박힌다

 

하루하루 남 때문에 상처받고,남에게 상처주며 살아가는 세상살이,벽에 박아 놓은 못이야 용도가 끝나면 뽑아버릴 수 있지만,

나로 인해 누군가의 가슴에 박힌 굵은 못은 내 뜻대로 할 수가 없다,

때를 놓치면 아무리 후회하고 반성해도 이미 늦는다는 것이 시인의 성찰이다     <사진 海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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