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과 詩 한 편

탄도항

by 에디* 2012. 12. 7.

 

농담                                     이문재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아름다운 순간에 떠오르는 사람 있나요?

틈틈이 들르는 산골에 갔다,첫서리가 이미 지나간 산촌의 스산한 아름다움에 발을 동동 구르고 싶을 지경이다.바위에 고스란히 떨어져 쌓여 있는 물든 나뭇잎과 고여있는 수정같은 물,구름...간혹 안개가 낀 날은 멀리서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가깝게 들린다,어디로 가는가,보이지 않는 소리마져도 아름다운 풍경의 일부가 된다,"혼자 있기 아깝다"이 느낌, 함께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이문재 시인은 대학시절 청량리의 어느 이발소 다락방에서 자취를 했었다,친한 후배와 라면을 끓여 먹으면서 그에게 김치를 많이 먹는다고 정색하고 화를 냈었다는 시인이다,요즘은 자주 들르는 선술집에 갔다가 옆 테이블에 아는 얼굴만 있으면 도맡아 막무가내로 계산을 한다,

그의 사랑은 가난에서 자란 사랑이고 잃어버린 가난에 대한 사랑이고 너무 빛나고 빠른 것에 밀려난 느리고 그늘진 것에 대한 사랑이다<장석남 시인의 글에서>

 

 

 

 

<사진 탄도항 일몰 2012.12.2.>

 

 

'사진과 詩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나무  (0) 2012.12.26
바람아래 겨울나무  (0) 2012.12.21
  (0) 2012.11.29
이 가을에  (0) 2012.11.20
하루만의 위안  (0) 2012.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