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에 할머니 손 잡고 드나들었던 옥천성당, 고향에 찾아와 보아도 그 시대의 건물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몇 안되는데,
성당만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의연히 서서 맞아줍니다 성당 아래는 그 때 저수지였었으나 지금은 여중학교 운동장이 되었습니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저 성당 아래 있었고 미술시간에는 벚꽃이 핀 저수지 둑에서 성당을 바라보며 수채화를 그렸었지요,
그만큼 60년대 초에도 성당 주변은 볼만한 풍경이었습니다 <2013.3.22.옥천>
언덕배기 성당으로 가는 길을 오르면 성모상이 맞아줍니다
할머니와 아버지, 어머니가 다니시던 고향의 성당을 50년도 더 지나서 홀로 들어서는 이유를 그리움이라 말해도 되려는지...!
실은 오늘이 어머니의 기일이어서 고향에 왔는데, 문득 이 성당과 성모상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때마침 노을이 물들어 오고...
이순의 나이가 지났음에도 아직도 나를 모르겠고, 왜 사는지, 어찌 살아야 하는지를 모릅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
제가 죄인인 것만은 틀림이 없습니다
1880년경 파리외방 선교회 소속 로베르 신부에 의하여 천주교가 전래되어 1906.5.20.에 옥천본당이 설립되었습니다
현재의 본당은 1956년에 신축되었는데 씨멘트 벽돌을 사용한 1층 건물이 너무나 소박합니다
50년대 어렸을 적에 보았던 그대로 남아 있어서 참 고맙고,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서 지방 문화유산으로 희소가치와 더불어
한국전쟁 이후 종교건축변화의 일면을 확인 할 수 있는 건축사적 의미를 가진 귀중한 자료이기도 합니다
불청객 나그네의 방문에 성당사무실 여직원이 문을 열고 말을 걸어왔습니다,
"성당 구경 오셨어요?" "네, 제가 어린시절에 할머니 손잡고 다니던 성당이라서요...성당이 참 예뻐요"
"그 때는 무슨 색이었어요?" " 지금 색갈과 비슷한 회색이었지요" 서른살 정도 된 여인이니 60년전의 성당 모습을 알리가 없겠지요
앞으로 60년이 더 지나가더라도, 오래되고 불편하다고 철거하지 말고, 지금 그대로 서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