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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장의 사색

아 옛날이여

by 에디* 2014. 1. 12.

 

아, 옛날이여... 눈밭에 버려진 타버린 연탄재...

요즘 이게 뭔지 모르는 젊은이들도 많으리... 전쟁으로 벌거숭이가 된 산의 나무를 베어 연료로 쓰지 않기 위해 4~50년 전에 고안된 연탄이 지금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열심히 나무를 심고 가꾼 덕이긴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 산에 나무가 울창하게 된 것은 연탄의 공로라고도 합니다

밤중에 타버린 연탄을 새것으로 갈아주어야 했던 그 귀찮던 일도 이제 생각해 보니, 아득한 젊은 날의 추억이 되어 버렸고 조금은 그립기까지 합니다,석탄을 반죽하여 여러개의 구멍을 낸 이 연탄은 탈 때 무서운 일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물론 모든 물질이 탈 때 불완전 연소로 인하여 일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습기를 동반한채 제조된 탓이지 연탄은 더 많은 일산화탄소를 발생시켜서 이를 연탄개스라고도 불렀습니다

 

일산화탄소를 흡입하면 혈액내의 헤모그로빈과 결합하여 우리몸의 산소 공급을 방해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매우 유독한 물질이지요, 제가 안전장교로 복무하던 군인시절에 겨울철마다 늘 부대원들에게 교육시키던 것이기도 하지만,  제대할 때까지 2명의 장교와 간호사 한명의 연탄개스 중독사망 사고를 겪었으니 교육 제대로 못한 것이지요

막 대학을 졸업하고 장교로 임관한 소위가 부대 부근의 허술한 셋방에서 살다가 방바닥의 갈라진 틈으로 새어 들어온 연탄개스를 마시고 사망한 사고였는데,그 부모님의 비통함이 어떠했을지...참으로 무서운 일이었고 70년대에는 매일 그런 사고가 신문에 나곤 했었습니다,거의 전국민이 연탄을 사용하던 그 시절에 심지어는 법정 전염병 사망자보다 연탄개스 중독사망자가 더 많다는 이야기까지 있었지요

 

그렇게 위험한 일이라면, 기름보일러를 사용하지 왜 연탄을 사용했냐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라도 안되던 세계 최빈국이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지요

연탄으로 부터 해방 된 게 이십오륙년 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아직도 연탄을 사용하는 가난한 분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눈밭에 버려진 연탄재를 보며...옛 생각에  잠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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