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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나목

by 에디* 2014. 1. 13.

 

나목                                  송종찬

 

어둡다

지상이 땅 속이다

바람 센 날

나뭇가지가 뿌리처럼 창백하다

맨 꼭대기

한 점 남은 살을 덜어 대지를 덮고

가지가 흔들릴 때마다

감았던 눈을 뜰 어린 뿌리

이대로 잠들면 얼어죽는다고

나뭇가지가

겨울바람에 꺾이며

뿌리를 흔들어 깨운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겨울 오후

 

<시 : 송종찬 1966년 전남 고흥 출생,고려대 노문과 졸업,>

 

 

 

 

 

 

<사진 : 나목 2014.1.4.양떼목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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