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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해질녘 두물머리

by 에디* 2014. 1. 24.

 

그리운 막차                               송종찬

 

사랑할 때 나는 매일 막차를 탔다

차창에 기대어

전주에서 부안까지

솜처럼 연한 잠에 빠져들곤 했다

 

조금 조금만 하다가 막차를 놓치고

낡은 수첩을 뒤적일 때

그러나 모든 걸 포기하고 돌아서려는 순간까지

막차는 어서 오라 손짓을 했다

 

한여름의 폭우 속에서도

막차는 반딧불 같은 라이트를 켜고

굽이굽이 고개를 넘어갔다

 

돌아갈 수 없는 먼 길을 달려

막차는 집도 없는 종점에서 잠이 들었고

찬 이슬 새벽 첫차가 되어

해를 안고 내 곁을 떠나갔다

 

 

 

 

 

사진 : 두물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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