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과 詩 한 편

세월

by 에디* 2014. 1. 28.

 

세월                                       류시화

 

강물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홀로 앉아 있을 때

강물이 소리내어 우는 소리를

나는 들었네

 

그대를 만나 내 몸을 바치면서

나는 강물보다 더 크게 울었네

강물은 저를 바다에 잃어 버리는 슬픔에 울고

나는 그대를 잃어 버리는 슬픔에 울었네

 

강물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먼저 가보았네

저물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그 서러운 울음을 나는 보았네

배들도 눈물 어린 등불을 켜고

차마 갈대숲을 빠르게 떠나지 못했네

 

<사진 두물머리에서 2014.1.23.>

 

'사진과 詩 한 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대 앞에 봄이 있다  (0) 2014.03.12
눈이내려 세상에 쌓이듯...  (0) 2014.02.12
그루터기  (0) 2014.01.27
해질녘 두물머리  (0) 2014.01.24
나목  (0) 2014.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