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김숙려
나 홀로 외로워 마주보고 선다
나 홀로 외로워 기대고 싶다
내가 있어 계절이 있고
네가 있어 계절이 오간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
서로 기대어 산다
고운 단풍 나란히 오고
뺨 시린 바람 나란히 가고
먼별도 나란히 반짝인다
꽃잎 그루터기와 마른 가지에게
두 겹의 위로 보낸다
시린 바람 맞서기 위해
11월은 두 겹으로 마주선다
태양이 먼 길 돌아가는 12월
하나를 더 더한다
한손으로 기도할 수 없어
한손으로 안을 수 없어
두 손 마주 잡고
서로 나란히 기대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