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목필균
세월의 행간을 읽으며
바람이 스쳐간다
단풍진 잎새 떨구고도
지워지지 않은 그리움이
앙금으로 내려앉았는지
오십 년 뿌리 내린
감나무 여기저기 옹이졌다
까치밥으로 남겨진
몇 알의 감처럼
누구에겐가
하루치 양식이 될 수 있다면
낡아진 육신쯤이야
무디어진 신경쯤이야
낙엽으로 떨구어져도 좋을
빈가지 흔들어
섬세하게 그물 친 하늘에
구름 만 걸려드는
11월 끝자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