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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인생은 구름이며 바람인 것을

by 에디* 2019. 3. 30.

인생은 구름이며 바람인 것을                      이해인

그 누가, 날더러 청춘이 바람이냐고 묻거든
나, 그렇다고 말 하리니

그 누가, 날더러 인생도 구름이냐고 묻거든
나, 또한 그렇노라고 답하리라

왜냐고 묻거든,
나, 또 말하리라
 
청춘도 한번 왔다 가고,  아니 오며
인생 또한 한번가면, 되돌아 올 수 없으니

이 !  어찌,
바람이라 !
구름이라 !  말하지 않으리요.

오늘, 내몸에 안긴 겨울 바람도,
내일 이면, 또 다른 바람이 되어
오늘의 나를 외면하며, 스쳐 가리니

지금, 나의 머리 위에 무심이 떠가는 저 구름도,
내일이면, 또 다른 구름이 되어서,
무량한 세상 두둥실 떠가는 것을

잘난 청춘,  못난 청춘,
스쳐 가는 바람 앞에 머물지 못하며,
못난 인생,  저 잘난 인생,
흘러가는 저 구름과 같을 진데,

어느 날,  세상 스쳐 가다가
또 그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 가는 생을 두고,
무엇이 청춘이고,
그 무엇이 인생이라고,
따로 말을 하리까,

우리네 인생,
바람과 구름과 다를 바 없는 것을,

 

 

 

사진 2019.3.17. 옥천성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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