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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저녁에

by 에디* 2020. 1. 10.

 

 

저녁에                     김광섭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서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서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깊이 있는 내면적 성찰을 통해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에 도달하고 있는 작품이다.

1연에서는 저녁 밤하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과 화자인 ‘나’가 서로 만나 교감을 나누고 있다.

2연에서는 어둠 속에서 빛나다가 새벽이 되면 사라질 별의 모습과, 세월이 흐름에 따라 홀로 쓸쓸하게 죽어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이

대조적으로 제시되면서, ‘별’과 ‘나’의 관계가 지속될 수 없는 관계임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3연에서 화자는 친밀한 관계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직 ‘별’과 ‘나’가 정다운 사이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런 정다움이 존재하는 한 ‘별’과 ‘나’는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든지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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