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사람 김진진
조용한 날에 누군가를 생각하는 것은
그가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의 그늘을 씻어준 때문입니다
먼 별빛으로 다가와
마음의 향기를 가르쳐준 때문입니다
오래된 묵향처럼 은은하게
스스로를 맑히며 깊어지다가
한적한 산사의 둘레길 같이
마음의 지평을 넓혀준 까닭입니다
대숲에 이는 청량한 바람이 되어
너와 나의 입과 귀를 다독이다가
산 절로 물 절로 파릇파릇 피어나
세상을 물들이게 만드는 까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