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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삼천 배를 하며

by 에디* 2021. 1. 24.

 

삼천 배를 하며                           이성이

 

어떻게 생각하면 외설스러운 것인데

커다란 엉덩이를 가만히 내렸다가 엉덩이만 남기고 납작 엎디는 것은

자기도 평생 볼 수 없는 부분을 세상에 오롯이 드러내어 보여주는 일인데

엉덩이 굴곡과 항문 샅으로 이어지는 부분을

뒤로 다 드러내는데,그래서 어찌 보면 수치스럽기도 한 것인데

일어섰다가 다시 엎디는 반복동작이 성교하는 모습을 떠올리기도 하는데

일어서면 없어졌다가 엎디면 둥그런 돌덩어리 되고

둥근 돌덩어리가 올라가면 반구면이 되었다가

다시 둥글고 부드러운 호박덩어리가 되는 수 없는 반복

다리가 후들거리고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 삼천 배쯤이면

엉덩이는 없어지고 둥근 마음만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하여 계속하면 외설도 착해지는 길목쯤만 같은데

착해지지 않으면 어찌

계속할 수 있으랴,아주 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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