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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소주병

by 에디* 2024. 12. 13.

 

소주병                              공광규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 주면서

속을 비워 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보니

마루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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