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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풀의 손

by 에디* 2024. 12. 15.

 

풀의 손                                 이대의

 

풀에도 손이 있는 것을 몰랐다

하잘 것 없이 그냥 스쳐 지났던 길가의 풀

그 풀의 손을 잡을 줄 몰랐다

눈 내리고, 얼어붙은 비탈길

그곳에서 풀의 손을 보았다

그곳에서 풀이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가까이 있기에 무심했고

흔한 것이기에 만만했던 풀

힘든 일이 닥치고서야 알았다

가까이 있는 것의 소중함을

결국 비틀거릴 때 나를 잡아준 것은

저편 높은 언덕의 큰 소나무가 아니고

가까이 있는 작은 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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