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의 손 이대의
풀에도 손이 있는 것을 몰랐다
하잘 것 없이 그냥 스쳐 지났던 길가의 풀
그 풀의 손을 잡을 줄 몰랐다
눈 내리고, 얼어붙은 비탈길
그곳에서 풀의 손을 보았다
그곳에서 풀이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가까이 있기에 무심했고
흔한 것이기에 만만했던 풀
힘든 일이 닥치고서야 알았다
가까이 있는 것의 소중함을
결국 비틀거릴 때 나를 잡아준 것은
저편 높은 언덕의 큰 소나무가 아니고
가까이 있는 작은 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