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호색(玄胡索)
요즈음 웬만한 산에 가면 너무 많아서... 아예 카메라를 들이 댈 생각도 하지 않는데, 북한산 백운산장 아래 쯤에 군락을 이루고
거의 꽃밭처럼 자라고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군요.
하나하나 보면 참 예쁘고 기이한 모양의 꽃인데, 색과 종류가 무척 다양한 것 같습니다 <2010.4.15.북한산>
내 그림자는 <법정>
너를 돌아다 보면
울컥, 목이 매이더라
잎이 지는 해 질녘
귀로에서는-
앉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
늘 서성거리는
서투른 서투른 나그네
"피곤하지않니?"
"아아니 괜찮아-"
하지만
21번 합승과
4번 버스 안에서
너는 곧잘 조을고 있더라
철가신 네맥고모처럼
"스님 서울중되지 마이소"
그래
어서 어서 산으로 데려가야지
목이 가는 너를 돌아다보면
통곡이라도 하고 싶어
안스러운 안스러운 그림자야-
산중의 현호색 사진을 고르며,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다가, 문득 눈에 띄인 법정님의 시입니다
1965년 <대한 불교>에 실린 시라는데, 45년전 젊은 법정스님의 그림자가 보이시는지요?
그때도 잘 나가는 서울중은 마다하시고, 산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하셨군요
산중 바위틈에 보아주는 이도 없이 그냥 피었다가 스러지는 꽃이 왜 그리 많은지......
현호색은 한송이를 크로즈 업 해 보는 것은 의미가 없어...그냥 무더기로 보아주어야 해...
그래도, 꽃 한송이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모두 제각각 표정을 가진 얼굴로 다가와요
꽃색과 잎의 모양에 다라 변이종까지 종류가 무척 많은 것 같아요
산현호색,애기현호색,들현호색,댓잎현호색,빗살현호색,둥근잎현호색,이삭현호색......
저는 본 적 없으나,흰색 현호색을 발견하여 사진을 소개한 분도 있더군요,
가만 들여다 보면, 물고기 같기도 하고, 한마리의 산새 같기도 하고....
백운산장 바로 아래의 군락지는 주로 연보라색 현호색이 많았는데,
산행중이라 정교하게 담을 수는 없고 줌 렌즈로 분위기를 담았습니다
현호색의 꽃말은 "보물주머니", "비밀"이랍니다, 그럴 듯 하군요
모두모두 너무 평범한 사진이 되었네요, 산행중 사진이니 이해 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