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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서

숨은벽 단풍

by 에디* 2010. 10. 26.

누가 봄꽃이 제일이라 말 했던가 !

산 위에서 계곡을 내려다 보니 저절로 탄성이 나온다...봄꽃 가을꽃 우열을 논하는 건 무의미 하다,

4계절이 뚜렸하다는 것이 축복임을 안다.

이제는 계곡으로 내려가서 저 숲속으로 들어가야겠다 <2010.10.22. 북한산 숨은벽 계곡>

 

붉다, 그러나 아주 붉지만도 않고,

노랗다, 그러나 마냥 노랗지만도 않고,

간간히 푸른 녹색이 비치는 저 오묘한 색채....

이 것은 대자연의 색이고, 신의 작품이라 할 수 밖에 없겠다

 

어쩌다 들어오는 햇살을 받았을 때, 단풍은 더욱 곱다, 이때 얼른 사진을 찍어야지...

 

계곡으로 내려와 숲으로 들어서니,  멀리서 본 것과 다르게 산은 벌써부터 단풍으로 곱게 단장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이렇게 고운 숲을 보러 오지 않는 일은 숲에게 미안한 일,

 

많고 많은 단풍잎 중에서...햇빛을 받아 빛나는 한 가지가 선택되었다.

그래~! 네가 제일이구나!, 다른 나무가 듣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말해 준다

 

360도 아무 방향으로나 카메라를 들이대도 이렇게 사진이 찍힌다, 보이는 게 다 이런  풍경이니까...

 

작년보다는 못하다고 하나, 그래도 아름답다, 나는 사실 비교가 잘 안된다

작년과 비교 하는 일이 무의미 하거니와, 인간의 기억과 인상이란 게 그리 정확하지도 않은 것 아닌가?

 

산의 단풍은 어쩐지 색감이 다르다, 공해에 찌든 도시 거리의 단풍과는 비교가 안되는 것 같다

 

동행 친구가 지나가는 한무리의 여성 산객들의 요청으로 폰카메라로 사진 찍어 주었다,
 7~8명이나 되는데도 카메라 들고 온 이는 없고 휴대폰뿐이다, 요즘 폰카 성능이 워낙 좋으니...

크고 무거운 카메라에 배낭과 삼각대까지 메고 산에 오른 우리를 보고 그녀들은 무슨 생각을 하려나...?

 

 

단풍나무 아래 바위에 걸터 앉아 동행 친구와  마지막 남은 커피 한 모금씩을 나누어 마신다.

산에서 그것도 빨간 단풍나무 아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은 역시 맛이 각별하다

 

내년에도 저 단풍나무 숲길로 또 걸어 내려 오리라...아니, 올 수 있기를 기원하며 뒤 돌아 본다

 

실은 언제부턴지는, 산에 오를 때마다 이 곳에 다시 못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항상 오늘,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한다, 느리게 산행하며 사진 찍을 수 있는 것에 감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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