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레지
전에 전에 산에 갔지, 아직 겨울이 머문 산에
갈색 퇴엽을 비집고, 손바닥만한 잎이 올라왔지
어머나 이게 뭐야! 두꺼비 등줄기를 닮다니...독이 있는 풀인 줄 알았어
전에 전에 산에 갔지, 아직 겨울이 머문 산에
가느다란 꽃대를 밀어 올리고 보랏빛 꽃이 피었지
어머나 이게 뭐야! 꽃잎이 날개짓을 하다니...작은 새인 줄 알았어
독풀도 아니고 작은 새도 아니고, 새처럼 가벼운 꽃을 피우기 위해 몇 년을 기다려온 얼레지...
드디어 봄 소식 입에 물고 먼저 달려온 숲의 요정이지
얼레지 얼레지 사랑스런 얼레지~ 자꾸만 이름 불러주고 싶어
<사진 : 2011.4.6.화야산에서>
2008년 4월 4일에 화야산 얼레지를 보러 간 적이 었었고,
2009년도에는 야생화를 보호하기 위하여 입산금지가 되었었고, 2010년에는 미루다가 때를 놓쳐 가지 못했던 곳. 조금 이르지 않을까 ?
생각하며 산에 들어서니...시들은 꽃이 한 송이도 없는 꽃밭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봄꽃이 이땅의 산록에 때가 되면 어김없이 피어나고 있다.
얼레지...그대는 내가 보러 와 주어 기쁜가? 나그네를 물끄러미 굽어보고 있구나아니지...꽃들은 불청객들의 방문을 사양하고 싶어 할 것만 같다
그러나...내 눈에는 나그네가 반가워 활짝 웃고 있는 것으로 보이니 어쩌냐...
수 천송이도 더 넘게 피어있는 꽃밭에서...한 두송이만을 사진 찍어 주는 것은 너무 불공평하고 무의미하지...
되도록 단체로 촬영하는 것이 나는 더 좋다.
봄 야생화 중에서도, 크고 화려하기가 으뜸인 것이 얼레지가 아닐까? 공원이나 화단에서 가꾸어도 좋을만한 꽃인데,
워낙이 산꽃이니 산을 내려오면 적응이 잘 안되나?
위에 적어 놓은 시(작자를 모름)에 나오는 것처럼....
두꺼비 등줄기처럼 얼룩얼룩 칙칙한 무늬의 잎에서 어쩌면 저런 꽃이 피어 나는지?
호랑나비 보다도 더 화려한 나비가 한마리씩 날아 오른다
봄 가뭄이 오래되었는데도....해맑기가 막 세수라도 한 것 같이 깨끗하구나
세 자매는 암술을 혀처럼 길게 내 밀고 수술이 감싸고 있는데...
이렇게 화려한 색과 꽃으로 요염하게 유혹함에도 어찌 벌 나비는 한마리도 보이지 않는지...?
백장도 넘을 그만그만한 사진 중에서 10여장 정도로 고르는 일은 매우 힘들다.사실 아마츄어 찍사로서는 어느사진이 더 좋은 사진인지를 분별하기도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