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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지친 어깨 위에 작은 별

by 에디* 2013. 4. 26.

 

지친 어깨 위에 작은 별                                      박남준

 

밤 깊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섶에는 저 높은 하늘의 작은 별들  동무 삼아주려는지, 지상으로 내려왔는지, 연록빛,  참 곱기도 고운 빛 뿌리며 밤길 훤히 밝혀줍니다, 반딧불 말이어요, 여기는 가시덤불이고요, 여기는 허방이에요, 낮은 어깨 위로 날아오르며  힘내요,힘내요, 혼자가 아니에요,

지난 겨울 별똥별들 무척이나 떨어져내렸었는데.....

 

 

저녁 6시에  남들은 지하철 타고 집으로 가는 시간

나는 지하철 서울대공원역에서 내렸습니다, 흐드러진 벚꽃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니 금방 어둑어둑해졌지요

이맘 때면 늘 오던 길이라 익숙한 길, 호수가를 돌아 동물원 앞을 지나고...

국립 현대미술관 야외조각 공원도 물론 안 갈 수는 없죠

저무는 공원의 미술관 아래는 88올림픽 때 만들어진 서울랜드가 있습니다

이미 어두워질 무렵이라서 아쉬운대로 삼각대 대신 다리의 난간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장노출 촬영을 시도했지요

 

 

지친 어깨 위에 작은 별... 서울의 하늘에서는 별을 보기도 어려워요

서울 하늘에 별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몇 년전 늦게 퇴근하던 어느밤에 문득 하늘을 본 적이 있는데, 희미한 별 빛 몇 개가 힘 없이 반짝이는 것을 보고, 아~ 서울에도 별이 있긴 있구나! 알았습니다

제가 어린시절 고향의 밤에는 별이 하늘 가득했고, 가끔 별똥별이 선을 그으며 흐르고, 반딧불이도 많았습니다

별들이 내려와 앉은  반딧불이...지치고 외로운 시인에게 "힘내세요! 혼자가 아니에요!"  위로를 보냅니다

 

<사진 서울랜드 201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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