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끝에 닿는 사람 박남준
다시 나는 먼길을 떠난다 길은 길로 이어져서 산과 들 강, 저문 날이면 어느곳엔들 닿지 않으랴, 젊은 꿈과 젊은 밤과 오랜 그리움이 혹여 있을지,그곳엔들 문을 열면 밤은 더욱 자욱하고 신음소리 쓸쓸하지 않으랴만
더러는 따뜻했어,눈발이 그치지 않듯이 내가 잊혀졌듯이, 이미 흘러온 사람, 지난 것들은 여기까지 밀려왔는지,되돌아보면 절뚝거리던 발걸음만이 눈 속에 묻혀 흔적없고 문득,나 어디에 있는가,어쩌자고,속절없이
누군들 길 떠나지 않으랴,먼 길을 떠난다 흐르는 것은 흐르는 것으로 이어져서 저 바람의 허공,갈 곳 없이 떠도는 것들도 언제인가,닿으리라 비로소,길 끝에 이르러 거친 숨 다하리라,아득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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