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비 내리는 백담사의 연등이 유난히 더 고와 보입니다
초파일이 얼마 남지 않은 산사가 어쩐지 축제를 앞둔 것처럼 야간 들떠 보이는 건 순전히 나그네의 기분 때문일 것입니다
백담사 사적기에 의하면 신라 진덕여왕 원년(647)에 자장율사가 설악산 한계리에 한계사로 창건 하였는데, 후에 운흥사, 심원사, 선구사, 영취사로 바뀌었다가 정조 7년(1783)에 백담사라 개칭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설악산 대청봉에서 절까지 작은 담(潭) 100개가 있는 지점에 사찰을 세운데에 연유하여 백담사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합니다 <2014.4.27.백담사>
연등이 곱게 걸린 튼튼한 돌다리의 이름은 수심교(修心橋)인데, 다리 이름 참 좋습니다
이 다리를 건너면서 마음을 닦고 마주선 금강문을 지나 佛國으로 들어 갑니다
제법 긴 돌다리 수심교를 금강문 뒤에서 바라봅니다
백담사는 내설악 깊은 오지에 자리잡고 있어서 예전에는 좀처럼 찾아오기 힘든 수행처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전직 대통령 한 분이 한 때 은거했던 것이 알려져서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습니다,많은 관광버스도 올 뿐 아니라 용대리 주차장에서 부터 절까지 셔틀버스가 수시로 운행되어서 찾아오기 쉬운 곳으로 변했고, 버스 창 밖으로 백담사계곡의 수려한 풍경도 감상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걸어서 갔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4km다 넘는 그 먼지나는 길을 어찌 걸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색조가 은은하고 요란하지 않은 연등이 숲과 잘 어울립니다
새로 지은 교육관이나 템플스테이용 전각들이 많이 들어섰네요, 사찰의 이모저모 보다 주로 연등에 관련된 사진만을 모아 봅니다
이맘 때면 어느 절이나 다 대웅전 앞은 연등이 걸려 있지만, 백담사 연등은 어쩐지 품위가 느껴집니다
연등이 걸린 극락보전 법당문은 활짝 열리고 단정하게 앉은 스님의 독경소리가 낭낭합니다
아름다운 극락보전의 옆모습입니다
지금도 전직 대통령 부부가 기거했던 작은 방을 관관객들이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극락보전과 나한전 주변의 모습
꽃처럼 고은 연등 아래서 부처님 오신날 연등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그 어느 절의 연등보다도 아름답고 적절하게 연등이 걸린 극락보전 앞 모습입니다
진하고 화려한 색깔을 피하고, 파스텔 톤의 흐린색 연등을 걸어 놓은 게 더욱 아름답습니다
고요하고 텅 빈 나한전 뜰앞에서 ...셔터 소리를 내며 사진 찍기가 여간 미안한 게 아닙니다
제가 셔터 소리가 미안해 진 이유는 바로 이 스님 때문이었습니다, 법당 댓돌위에 가지런히 놓인 털신 한켤레...
천불상 앞에 정좌하고 묵상 수행 중인 스님은 물론 제 카메라 셔터 소리에 미동도 하지 않으셨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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