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군 옥천읍 삼청리 장령산 중턱에 자라잡은 龍巖寺는 신라 진흥왕 13년(552) 때 의신조사가 세운 사찰로 알려져 있으며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다 <2016.7.26. 옥천>
내 고향인 옥천은 산으로 둘러싸인 옥천분지 안의 작은 읍이고 이렇다하게 볼만한 관광상품도 없어서,고향에 와서 시간이 나면 늘 찾아가 보는곳이 육영수여사 생가와 정지용생가,그리고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옥천성당 정도다,오늘은 혼자서 성묘를 하고 여유시간에 어릴 적 소풍가던 용암사에 올라 본다
눈에 거슬리는 계단과 축대...축대를 튼튼하게 잘 쌓고 계단도 잘 정비해 놓았는데 어찌 마음이 불편한지 모르겠다
부처님이 계시는 대웅전에 이르르려면 이렇게 가파른 계단을 오르는 수고를 해야 마땅하다는 건 아니겠지만...
물론 옆으로 빙 돌아서 편안하게 가는 길이 있다
새로 중수하고 단청을 올린 듯, 산뜻한 대웅전과 종각의 모습...작은 절의 규모에 비해 종만은 에밀레종 같다 ㅎ
용암사의 역사는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니 역사는 깊지만 작은 절이다.가파른 길을 올라가야 하니 세울 곳도 없겠지만, 일주문도,사천왕문,금강문,불이문...하나도 없다.그러고 보니 웬만한 절간에 있는 문이란 문은 하나도 없네, 하긴, 부처와 내가 하나고,생과 사가 하나인데 문 안과 밖을 궂이 구분한들 뭐하겠나?
쌍삼층석탑에서 바라보는 용암사...전각이래야 대웅전과 천불전,종각, 요사채, 산신각이 전부이니 한눈에 다 들어온다
그래도 나는 이런 절이 좋다, 도시 가까운 으리으리하고 눈부신 절이야 어쩐지 부처님이 안계실 것 같고...
자동차길이 없고 전기, 티비,전화도 없는 그런 산사에 부처님도 편안히 계실 듯 싶다,
그러나 그런 절은 보기 어렵다, 용암사만 해도 자동차가 대웅전까지 올라오고 전기 전화 티비,,,있을 건 다 있는 절이다 ㅎ
이 작은 절에도 자랑거리 보물이 하나 있는데 바로 "용암사 동서 삼층석탑"이다, 보물 제 1338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데, 내가 어렸을 적에 소풍와서 보았던 그모습대로 그자리에 서 있는 게 신기하다,팔팔 뛰던 소년은 늙은이가 되었건만, 탑은 그대로라니...ㅎ
대웅전은 다시 지은 듯 아름답고 산뜻하다.그런데 폭염이 절정인 칠월 하순이라 그런지 절간에 인기척이라곤 없네. 안에서 수행정진중...
사실 초등학생 때 이곳은 단골 소풍지였는데, 작은 걸음으로 읍내에서 이 절까지 걸어와서 산 중턱까지 좁은 오솔길을 걸어 올라가려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선명하게 기억나는 장면 하나가 떠오른다.
어린학생들이 소풍 온다고 먹물옷 입은 스님이 절 입구까지 나와서 빗자루로 쓸어서 길을 깨끗하게 하고 손님을 맞으시던 장면이다
얼마나 귀찮고 성가신 일이었을 텐데...아마도 그 스님은 분명 이승에서 많은 공덕을 쌓고 의식상승하셨을 것이다
아니라고? 스님들은 원래 매일 아침 그렇게 빗자루로 쓸고 청소를 하는 것이라고요?
에이 뭐...그렇다고 해도 어린 소년의 눈에는 그때 그게 특별해 보였으니까 50여년을 기억에 담아 두었겠다
절의 맨 위, 마애여래상 아래에 작은 산신각이 있다
용암사 마애여래입상...붉은 바위색깔도 인상적이고 전체적으로 매우 아름답지 아니한가?
마애여래상 앞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높은 위치에서 내려다 보면 올망졸망한 산과 들 호수가 아름답고 일출시에는 안개가 많이 서린다,일출과 함께 운해를 찍을 수 있어서 충북의 일출촬영 명소가 되었다
마애여래입상 바위 옆에 무리지어 피어 있는 며느리밥풀...붉은 꽃잎에 선명하게 밥풀 두알을 물고 있네
어딜가나 꽃 좋와하는 내 눈에는 무언가 하나 보인다...난초 한 포기가 피었다가 지고 씨앗이 여물어가고 있다,
주변에 몇 포기 더 개체가 늘어났으면 좋겠다...옥잠난초 같다.
천불전
천불전 벽화 중 부처님 열반도...생과 사가 하나인데, 저렇게 애통해 하면 안되잖아...?
대웅전 지붕 뒤로 보이는 "동서삼층석탑"
종각 앞마당에는 무언가 공사 중...방문객들의 편이를 위한 시설 일 듯...
천불전 현판...글씨를 쓸 줄도 볼 줄도 모르지만 전각의 현판 글씨를 유심히 보는 버릇이 생겼다.
예술적인지는 모르고 잘 쓴 글씨 아닌가? 내 수준에서는 한석봉 천자문에 나오는 글씨체 같구먼
아무래도 눈에 밟혀서 한 장 찍어 본 축대 너무나 어마어마하게 큰 돌로 잘 쌓은 축대, 남한산성 보다도 더 잘 쌓았다는 느낌이다.
돈도 엄청 들었을 텐데...절의 규모에 비해 재정은 넉넉한지?눈에 거슬리긴 하지만, 급경사 길 위에 평지가 별로 없는 절터니 어쩌라구...?
튼튼하고 안전하게 잘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