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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자화상

by 에디* 2017. 11. 16.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우물을 홀로 찾어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저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저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사진  육림호 <국립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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