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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

장미를 생각하며

by 에디* 2020. 6. 26.

장미를 생각하며                    이해인

 

우울한 날은

장미 한 송이 보고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 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날까

감당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송이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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