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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詩 한 편367

오월이 지나는 길목 오월이 지나는 길목 하영순 가다가 돌아선 사람처럼 뭔가를 찾는다 허전한 가슴 꽃은 피고 지는데 잡지 못한 바람 초록이 짙어 무성한 오월 산에 피는 꽃은 산이 좋아 산에 피고 들에는 들꽃이 핀다 붉어서 눈부신 모란 호수에 돌멩이 던진 자리 꽃이라 하던가 모란은 떨어져 자취도 없고 앵두가 나뭇잎에 숨어 피었다 앵두! 선홍빛 영롱한 작아도 과일 한적한 뒤뜰 정원에 혼자 피었다 오월이 지나는 길목 2015. 5. 9.
금낭화 금낭화 한우연 설레는 마음 처음 그대로 그윽한 눈길 피할 수 없고 부끄러워서 고개 숙이지 첫 입맞춤에 고운 속눈섶 살포시 내려 수줍게 웃는 햇살 좋은 날 함께 거닐지 오래 전부터 바라보아 온 마음속 여운 긴 기다림이 오늘 분홍빛 금낭화 피지 2015. 4. 30.
수선화에게 수선화에게 - 정호승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 길 걸어 가고 비가오면 빗속을 걸어라 갈대 숲속엔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씩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신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산 그림자도 외로움에 겨워 한번씩은 마을로 향하며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서 우는 것도 그대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그대 울지마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그대 울지마라 그대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2015. 4. 7.
너 닮은 꽃 민들레 너 닮은 꽃 민들레 김재진 돌 틈에 피어 있는 너 닮은 꽃 민들레 시멘트 담 사이로 고개 내민 훤하고 착한 얼굴 작지만 약하지 않은 네 웃는 모습 보며 나는 네 노란 웃음 보며 나는 네게 가 안기고 싶다. 힘들어도 표 내지 않는, 밟혀도 꺾이지 않는, 네 얼굴 보며 나는 한 아름 하늘을 안고 싶다 2015. 4. 6.
산수유 산수유 조병화 도망치듯이 쫒겨나듯이 세월을 세월하는 이 세월 돌밭길 가다가 문득 발을 멈추면 먼 산 중턱에 분실한 추억처럼 피어있는 산수유 순간,나는 그 노란 허공에 말려 나를 잃는다 아,이 황홀 잃어가는 세월이여 2015. 4. 3.
하루만의 위안-운여해변 노을 하루만의 위안 조병화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시방은 그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모두 흘러가는 데 있고 흘러가는 한 줄기 속에 나도 또 하나 작은 비들기 가슴을 비벼대며 밀려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면 나와 가까운 어느 자리에 싸리꽃이 마구 핀 잔디밭이 있어 잔디밭에 누워 마지막 하늘을 바라보는 내 그날이 온다 그날이 있어 나는 살고 그날을 위하여 바쳐온 마지막 내 소리를 생각한다 그날이 오면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없이 헤어진 시방은 그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2015. 3. 10.
동백꽃 지다 동백꽃 지다 신병은 어떻게 견뎌낸 외로움인데 어떻게 다독여온 아픔인데 어떻게 열어놓은 설렘인데 어떻게 펼쳐놓은 그리움인데 혼자 깊어지다 뚝 저를 놓아버리는 단음절 첫말이 이렇게 뜨거운데 설마설마 이게 한 순간일라구 2015. 2. 27.
정말 보기 좋은 것 정말 보기 좋은 것                             서정주 겨울에 까치들을 부르기 위해내가 놓아둔감나무 붉은 홍시들 옆에두메산골의 계집애 같은시누대 나무들이나란히 솟아올라그 푸른 잎들을 파다거리고 있나니,이것은 정말 보기 좋아라그래 나는저승에 가서도이 두가지가 함께 노는 것만큼은꼭 보고 지내고 싶어라 2015. 1. 28.
12월의 시 2015.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