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이 되면
육십이 되면 김승희 육십이 되면 나는 떠나리라정든 땅 정든 집을 그대로 두고장농과 식기와 냄비들을 그대로 두고육십이 되면 나는 떠나리라 갠지스 강가로딸아, 안녕히,그동안 난 너를 예배처럼 섬겼으니,남편이여,그대도 안녕,그동안 그렸던 희비의 쌍곡선을 모두 잊어주게,축하한다는 것은 용서한다는 것,그대의 축하를 받으며 난 이승의 가장 먼 뱃길에 오르리생명의 일을 모두 마친 사람들이갠지스 강가에 누워태양의 괴멸작용을 기다린다는 곳,환시 인듯, 허공중에 만다라화가 꽃피며,성스러운 재와 오줌이 혼합된 더러운 갠지스 물을 마시며이승의 정죄와 저승의 빛을 구한다는더러운 순결의 나라로해골의 분말이 물위에 둥둥 뜨면해와 달과 별이 그려진거대한 수레바퀴가 반짝반짝 혼령을 실..
2016. 2. 17.
나,덤으로
나,덤으로 황인숙 나,지금 덤으로 살고 있는 것 같아 그런 것만 같아 나,삭정이 끝에 무슨 실수로 얹힌 푸르죽죽한 순만 같아 나,자꾸 기다리네 누구,나,툭 꺾으면 물기 하나 없는 줄거리 보고 기겁하여 팽개칠 거야 나,지금 삭정이인 것 같아 핏톨들은 가랑잎으로 쓸려다니고 아,나,기다림을 끌어당기고 싶네,
2015.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