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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서179

가야산 칠불봉 아직은 단풍이 없는 가야산 최고봉인 칠불봉(1433m)에서 상왕봉 쪽을 바라 본다 낮 12시에 찍은 사진인데 구름이 피어 올랐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선명하고 맨숭맨숭한 사진 보다는 이렇게 뿌옇게 무언지 가려주고 감추어 주는 풍경이 좋은 이유는 보잘 것 없는 내 자신을 어쩐지 감추.. 2017. 9. 12.
가야산의 아침 전날 가야산 밑에 도착 아름다운 밤은 절대 아니고 삼만원짜리 시골여관에 늙은이 셋이 한 방에 들었으니 코고는 이, 한밤중에 티브이 보는 늙은이... 편안한 잠을 기대하는 일은 애초에 지나친 욕심이지 밤새 뒤척이다가 새벽 5시에 일어나 밥을 먹고, 5시반에 아침밥을 해주는 식당과 점심 김밥을 싸주는 김밥집이 있다 산다는 것은 정말 장난이 아니여 눈 비비며 오른 가야산에는 희미한 안개가 조용히 내려 앉았다 작년에 왔을 때는 망망한 운해를 보여 주더니 운해는 전에 보았으니 그만 보고 부드러운 산의 곡선을 음미해 보라고 조용히 이른다 2017. 9. 12.
남산 군대 동기들과 한 달에 한번 가는 산행도 이제는... 60대의 마지막 문턱을 넘기 싫은 나이인지라 남한산성이나 불암산 삼성산...이런 만만한 산으로 산행지를 정하는데 이번달은 그중에서도 가장 부드러워 보이는 270m급의 남산 둘레길을 걷기로 했다 조선의 수도인 한양도성 성벽이 지나가는 남산, 도성의 성벽과 내가 자주 가는 남한산성의 성벽은 어찌 다른가? 과연 한양도성 답게 견고해 보인다,특별히 다른 점은 성벽의 윗부분인 여장이다. 산성의 여장은 석재의 부족과 시급한 축성을 해야해서 인지 모르지만 벽돌을 진흙으로 쌓고 겉만 회를 바른데 비하여 한양도성의 성벽 여장은 화강암 등으로 매우 견고하게 쌓았고 옥개석 혹은 옥개전이 없는 게 다르다 동행한 친구가 물었다 " 저 이끼가 가꾼 걸까? 자연적으로 자란 걸까.. 2017. 8. 22.
석병산 2017. 7. 31.
관악산 서울대 전파천문대 부근에서 연주암까지 올라가는 능선에는 재미있는 바위들이 많다, 아끼는 꽃들을 보러 해마다 초여름이면 이 능선으로 오르는데 올해도 무척 무더운 날이었다 큰 바위 뒤에서 무서운 괴수의 눈초리가 매섭다 이 건 거북바위나 자라바위 쯤으로 부르고 싶고... 누구의 엉덩이인지 참으로 푸짐하구먼... 임신한 여인네가 비스듬히 기댄 모습이라고...? "에구...예뻐라!" 아기를 안고 달래는 모습 미사일 일발 장진...! 군함바위라고도 하고 탱크바위라고도 하고... 진짜 엉덩이바위... 변기바위...누가 쉬를 하고 갔을꼬? 발톱바위라고도 하고,쪽집게바위라고 한다던가? 코 크고 눈이 매서운 인물바위 연인바위...여전히 입을 맞추고 떨어질 줄 모르네 연꽃바위 용의 머리 2017. 7. 21.
사패산 봄은 봄이로되 아직 봄같지 않은 3월,회룡역->석굴암->사패산->회룡사->회룡역 으로 군동기 정기산행을 했다 도봉산의 의정부쪽에 위치한 사패산으로 오르는 초입에 석굴암이 있는데,이렇게 웅대하고 멋스런 자연석 不二門을 가진 사찰을 나는 본 적이 없다, 불이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에 석굴암이 있다...불이문의 의미도 생각지 않고 사람들은 그냥 시끄럽게 떠들며 이문을 들어서고 나가는구나, 이 문을 들어서며, 별 거 아닌 지식,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안다하지 말고 다 버려라, 부처와 중생은 둘이 아니며, 生과 死가 둘이 아니며 번뇌와 깨달음이 둘이 아니니라... 석굴암 입구... 석굴암 입구 거대한 바위에는 石窟庵, 金九, 佛,자가 새겨져 있는데 김구선생의 친필을 받아 1949년 3월에 남상도 외 7인이 3개월동.. 2017. 3. 31.
포대능선 한동안 뜸했던 친구가 갑자기 연락이 와서, 도봉산의 포대능선에 가자기에 길을 나섰다 10.29일에 갔던 코스라서 다른 길로 가자고 몇 번 말해 보았으나 한사코 친구는 포대능선을 고집했다.아마도 그 친구는 10년전에 수월하게 올랐던 기억을 갖고 있었기에 그랬나 보다, 십년 전에야 어딘들 못 갔으랴? 늙어 칠십고개를 눈앞에 둔 처지라는 걸 깜빡 하고서는...ㅉㅉ 올라가는 돌계단 길에서 몇번이나 내게 말했다. "이렇게 길이 안좋왔던가?" " 전에는 길이 넓고 좋왔었는데..." ㅎㅎㅎ...에구, 몸이 늙고 힘이 빠졌다는 걸 왜 모르고 그러시나? 포대능선 중간쯤에서 노심초사 하며 몇 번 더 채근했다 "하산 길을 제대로 알기는 하냐고...?" "참 내! 한 달 전에도 걸었던 길인데,벨걱정...ㅎㅎ" 그래도 야생화 .. 2016. 12. 6.
인왕산 인왕산(338m)은 조선 초기에 도성을 세울 때 북악(北岳)을 주산(主山), 남산(南山)을 안산(案山), 낙산(駱山)과 인왕산을 좌우 용호(龍虎)로 삼아 궁궐을 조성하였다.원래 계획은 북악산 산행이었으나 청와대 바로 뒷산으로 오늘이 광화문 앞 촛불 시위 때문에 교통이 복잡하여 바로 옆의 인왕산으로 바꾸게 되었다., 온나라가 시끄럽고 촛불로 정권을 바꾸려고 하니 나라의 운명이 걱정된다. 촛불로 정권을 바꾼들 그들이 원하는 만인이 만족하는 나라가 실현 될까? 어째든 헌법 질서에 따라 민주적인 선거제도를 통해 정권을 바꾸는 게 좋지 시위로 무너뜨리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알 수 없는 것은 모든 신분 방송이 하루 종일 선동을 하고 있는 점이다. 조선 개국 초기에 서산(西山)이라고 하다가 세종 때부터 인왕산이.. 2016. 11. 19.
원도봉 단풍 10월의 마지막 밤은 지나가고, 11월의 새 날이 밝았습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방콕하며 지나간 사진들을 뒤적여 보고 있습니다 아무리 예년보다 단풍이 못하다고 하지만,전혀 예쁜 단풍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원도봉계곡을 오르며 포대능선을 지나 민초샘계곡으로 내려오며 보았던 단풍들 중 몇 점을 골라 보았습니다 단풍잎은 어째서 꽃 필 때보다 잎이 지기 전이 더 곱고 아름다울까요? 꽃이야 곤충들을 유혹하기 위해 고울 이유가 충분하지만 곱게 지는 단풍들은 떨어지고 말 터인데 말이지요 지나간 여름 날 못이룬 청춘의 바램들이 못내 아쉬워 저리 곱게 물드는가요? 2016.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