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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장의 사색462

망사공주가 태어나기까지 새벽에 피었다가 스러지는 망태버섯을 관찰하려면 부지런을 떨어야 합니다, 우리동네 지하철 첫차는 5시35분이어서 서둘러야만 목적지 수락산에 7시경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모두들 바뿌게 출근하는 평일 새벽차에 등산차림으로 타는게 조금 쑥스러웠지요 7시경 동행도 없이 혼자서 생수 한병 배낭에 넣고 산길을 접어드는데... 수락산 등산로는 벌써 오르내리는 산책객들이 아주 많습니다 "새벽은 새벽에 눈뜬 자만이 볼 수 있다"라는 제목의 시집이 언제나 내 눈앞 책꽂이에 꽂혀 있건만, 오~ 새벽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의 하루는 더 길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부지런하지 못한 내 기준에서만 새벽이지... 세상은 벌써 눈 뜨고 일어나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노랑망태 아가씨가 태어나는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 보기는 처음입.. 2013. 8. 8.
꽃과 나비 한여름의 허브공원에 가 보니, 봄날에 그 화사하던 가지가지 허브꽃들은 다 지고, 한 무리의 "에키네시아"꽃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나비들은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듯...한 물간 이 꽃 주위에 모여들고 있네요, 꽃이 한창일 때 태어나지 못한, 때 늦은 나비는 부지런히 꿀을 찾아 이꽃 저꽃 날아듭니다 ㅎㅎ...이 나비 색갈은 어릴 적에 보았던, 뒷동산 무덤가에 톡톡 튀던 " 송장메뚜기" 바로 그 색깔입니다 아니면 옛날 옛적 시골에 욕심 없던 한 농부 할아버지의 베잠뱅이 색깔이기도 하지요, 나비 이름은 의외로 예쁠지도 모릅니다 카키색 날개에 화려한 문양...나비 중에서도 품격 높은 신분일 것만 같습니다(나비 이름 모름) ㅎㅎ...이 건 그냥 예전에 만이 보던 노랑니비...가늘고 긴 빨대를 꽃 속에 깊숙하게.. 2013. 7. 22.
이끼계곡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천평리의 이끼계곡에 가려면 서울에서 3~4시간이나 달려가야 한다 때마침 장마철이라 수량은 풍부하고, 흐린 날이라서 계곡은 약간 어둡기까지 했다, ND필터를 사용하지 않아도 아주 느리게 찍을 수 있었는데 지나치게 느린 셔터 타임으로 물흐름이 표현되지 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히려 신경 써야 했다 개인적으로 물안개처럼 뽀얗게 물 흐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끼가 번성하는 음습한 계곡이 언제부터 사진가들에게 사랑받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 멀고도 깊은 산골 계곡까지 사진가들의 발길에 짖밟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도저히 이끼 덮힌 바위를 밟지 않고는 촬영을 할 수가 없으니 어쩌랴! 미안하지만, 먼데서 왔으니 이끼들이여 용서 하시게... 장화를 신고 물 속으로 다.. 2013. 7. 7.
비 내리는 팔당호 팔당댐이 생기기 전에는 하나의 언덕이었을 테지요 댐으로 막혀서 생긴 팔당호에 저렇게 섬이 여러개 있는 줄은 알지 못했습니다, 가는 비 뿌리는 창밖으로 바라보아서 사진으로는 뿌옇게 흐려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전망이 좋습니다 자동판매기 커피 한 잔 가져다 놓고 한참을 창가에 앉아있다 왔습니다, 수자원공사 팔당호 전망휴게소는 연중 무료로 개방 중입니다 2013. 7. 5.
엄마와 나 그리고 아이들 6년 전의 내모습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에 가시면, 김명희 흙인형전 "엄마와 나 그리고 아이들"(6.29~8.4)을 감상하실 수 있다 세미원 한 켠에 아치형 다리와 연못과 수련이 어울어진 "모네의 정원"이 있는데, 그 못 가에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6년전의 내 모습"...질박하게 빚어서 더 정답고, 눈빛에는 아련한 그리움이 가득하다 엄마가 들려주는 동화는... 작가소개 김명희: 시각디자인을 공부하고 일러스트레이터로 일을 하였다. 남이섬에서는 공예 관련 업무를 하다가 중국의 특급 대사이신 위칭청 선생님을 만나 사사를 받고 있는 한국의 유일한 제자이다. 전시주제: 내가 어릴 때 느낀 엄마에 대한 느낌과 그리고 내가 두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흙으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실은 집에 돌아와서까지도 유명.. 2013. 7. 1.
천상의 화원 아주 오래 전 어린 시절에 연꽃을 처음 보았을 때, 너무나 아름다워서 지상의 꽃이 아닌 천상의 꽃인 것 같았습니다 연꽃 보러 양평의 세미원에 가는데... 동행 해 줄 친구도 없이 혼자 길을 나서다니, 지난 세월을 잘 못 살았구나... 더 일찍 와야 하는데, 오전 10시에 도착 해 보니 연밭은 황홀한 향연이 절정에 이르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한 낮이 되면서 부터 연꽃들은 꽃잎을 오무려 접고 모두 꽃몽오리로 변해버렸습니다 2013. 6. 30.
만리포 연가 만리포 연가 박 미 라 멀어서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 마른 모래 바람이 가슴을 쓸고 가는 날이면 만리포 바다를 보러 오시라 오래된 슬픔처럼 속절없는 해무 속에서 지워진 수평선을 가늠하는 붉은 등대와 닿을 수 없어서 더욱 간절하다고 아득히 잦아드는 섬이 있다 누군들 혼자서 불러 보는 이름이 없으랴 파도 소리 유난히 흑흑 대는 밤이면 그대 저린 가슴을 나도 앓는다 바다는 다시 가슴을 열고 고깃배 몇 척 먼 바다를 향한다 돌아오기 위하여 떠나는 이들의 눈부신 배후에서 고단한 날들을 적었다 지우며 반짝이는 물비늘 노을 한 자락을 당겨서 상처를 꽃으로 만드는 일은 아무렴, 우리들 삶의 몫이겠지 낡은 목선 한 척으로도 내일을 꿈꾸는 만리포 사람들 그 검센 팔뚝으로 붉은 해를 건진다 천년 전에도 바다는 쪽빛이었다. 만.. 2013. 6. 27.
메꽃과 꿀벌 2013. 6. 19.
메타세콰이어 길 2013.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