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그대처럼
나처럼,그대처럼 당신이 죽고나면 산도,나무도,그대도,이웃도,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대는 말했지요 그래요 나 역시도 그리되겠지요 사람이란 본디 작은 자연의 일부에 지나지 않거늘 하늘 같은, 땅 같은 마음으로 크게만 살다가 스러질 땐 한 자락 촛불마냥 힘없이 가는 거지요 그러나 이러한 슬픈 회의도 삶에 대한 애착일 뿐이지요 삶도 내가 맞이하는 삶이듯이 죽음 또한 내가 맞이해야 할 또 다른 삶이지요 당신이 죽은 뒤에 산도,나무도,그대도,이웃도,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마세요 그들 또한 스스로의 삶의 몫을 사니까요 나처럼 그대처럼! 연이 무성하게 자라고 핀 절간에서 가사와 장삼의 스님들 대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붉은 승복이 하나의 꽃처럼 보이고, 나의 존재와 삶과 죽음에 대하서 잠시 생각해 보게 합니다
2012. 7. 16.